고 퀄리티 주식
지난 투자를 반성해 보면 투자 실패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로 미래는 불확정이기 때문에 불가항력적인 실패다. 확률 높은 투자를 했는데 실패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받아들여야 한다.
두 번째로는 저 퀄리티 주식을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하는 것이다. 일단 저퀄리티 주식이라도 좋은 타이밍과 아주 싼 가격이라면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 실패한 경우 대부분은 그저 그런 타이밍일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이미 호황이 온 경우 이익이 높아진 후 저퀄리티 주식의 낮은 per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와 같은 단순 수치적 per에 실패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kisco홀딩스 같은 경우다. 이런 회사도 적자를 볼 때 그리고 1년 안에 업황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세번째로는 큰 트렌드를 놓치는 경우다. 시대의 흐름이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반대되는 회사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gs홈쇼핑 현대 백화점 같은 경우를 들 수가 있는데 소비자의 니즈가 온라인으로 가고 오프라인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흐름을 놓친 것이다.
트렌드 라는 것이 지나고 보면 그렇구나 하는 경우도 있어서 완벽히 피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소에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고 기사나 정보를 열어놓아야 되는 것이다.
제일 좋은 것은 고 퀄리티 주식을 매수해서 장기간 가져가는 것이다. 반론의 여지도 없고 쉽다. 고 퀄리티 주식은 조금 비싸게 사도 이익 성장에 따라 그런 잘못이 무마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어렵다. 고 퀄리티 주식을 한마디로 하면 높은 roe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는 회사를 뜻하는데 시장이라는 것은 경쟁이 있고 마켓 사이즈가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한 때는 ibm이 고 퀄리티 주식이었다.
누구나 아는 삼성전자를 생각해보자. d램에서 후발주자 일 때는 점유율 상승으로 성장성이 높았다. 1등이 되고 나면 시장이 커지는 것 이상의 성장을 보이기가 어렵고 조직도 나태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파운드리에서도 1등을 해야 성장성이 유지되고 roe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어렵다.
아무리 좋은 회사도 10년 20년이 지나면 결국 평범한 회사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걸 이겨내고 몇 십년 이상 roe가 유지되는 회사는 위대한 회사이고 대체로 영역의 확장(산업적 지리적)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고 기업 내부 문화가 파괴적 혁신을 늘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극히 드물다.
니치 마켓에서 꾸준히 잘하는 회사도 있는데 그런 회사들도 무한정 roe를 유지할 수 는 없다. 어느 순간 마켓 사이즈의 한계가 발생하고 압도적인 1등 사업자가 되는 순간부터 성장이 둔화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니치 마켓 1등 회사는 무한정 roe를 유지하는 것처럼 착각하고는 한다.
앞에서 말한 것 처럼 고 퀄리티 주식을 사면 어지간한 매수 가격 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어려운 것은 이 회사가 과연 그런 회사인 거냐는 것이다. 내가 과거지표를 보고 매수할 때부터 roe가 그해부터 떨어지는 일이 있다. 룸미러를 보고 운전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기업이 가질 수 있는 매출 이익의 한계점이 어딜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기준을 극도로 높이면 한국시장에서 살 회사는 내 기준에서 한 회사도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주주환원이다. 세금, 재투자 문제로 당연히 내부유보 후 고성장이 가장 좋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국가 세계안에서 존재하는 한 기업의 사이즈는 한계가 있다. 인플레이션을 없다고 가정하고 애플이 아무리 잘한 들 시총이 10년 후 3경 20년 후 30경 이럴 수는 없다. 과거에 10배씩 커졌다고 앞으로 10년 후에 10배가 될 수는 없다. 성장이 둔화되면 주주환원을 통해서 어느 정도 roe를 유지할 수 있다. 재투자가 어려우면 현금을 돌려주면 되는 것이다.
현금의 분배가 올바로 될 수 있다면 기업의 투자 수명이 길어진다. 성장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금방 한계가 보이기 마련이다. 2000년부터 유행했던 성장주 테마 생각해보자. 인터넷 중국 관련주 화장품 바이오 2차 전지 앞으로 유행할 모든 테마와 산업 기업이 그때 생각했던 것처럼 오래가질 않는다.
그러나 끊임없는 재투자 그리고 투자할 곳이 없다면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배분이 잘된다면 주식회사는 수명이 길어진다.
한국에서는 성장하다가 막히면 주주환원으로 돌아선 사례가 없어서 예를 들기가 어려운데 처음부터 주주환원과 현금 분배가 잘된 메리츠 금융지주 보면 딱히 성장 섹터도 아니고 매년 매출 이익의 성장률이 엄청 난 것은 아닌데도 결국 장기간 주주들에게 좋은 수익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