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한 생각

세이버 매트릭스와 주식 투자

인내심이 셋이면 부를 이룬다 2024. 6. 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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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를 좋아하고 mlb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세이버 매트릭스를 알 것이다.

 쉽게 말하면 데이터 기반 선수 평가라고 보면 된다. 

 90년대로 거슬러 가서 그때의 mlb 상황을 알아야 한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구단의 단장은 야구 선수 출신에 선수를 직접 보고 판단했다. 말하자면 선수 스윙이나 투구 폼을 보고 메커니즘이 좋으면 좋게 평가했던 것이다. 

 물론 데이터를 보긴 봤다. 타율 홈런 타점 방어율 등 거기에 감독등의 평가 선수 스윙이 아름다우면 평가가 좋았던 것이다.

 그런 시대상에서 빌리 빈이란 인물이 있었다. 영화로도 나왔으니 다들 알 것이다. 

https://namu.wiki/w/%EB%A8%B8%EB%8B%88%EB%B3%BC

 

머니볼

저자는 경제 저널리스트인 마이클 루이스 빅 숏 , 블라인드 사이드 를 집필했다. 이며,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namu.wiki

 이 사람은 야구를 하긴 했으나 프로로써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은퇴하였다. 그리고 오클랜드 단장이 되어 남들과는 다른 기준으로 선수를 계약하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오클랜드란 구단은 우승했던 역사는 있지만 도시의 쇠락과 함께 구단이 돈이 없었다. 사실 그 때나 지금이나 정말 좋은 선수는 어느 지표로 평가해도 훌륭하다. 커쇼나 오타니 트라웃을 세이버로 평가하든 클래식 지표로 보든 빠지는 것이 없다.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출루율이란 지표는 중요성이 잘 인식되지 않았다. 잘 치고 잘 달리고 홈런 치고 직관적으로 잘한다는 판단이 들지만 볼넷을 잘 고른다는 것은 멋있어 보이지도 않고 잘한다는 느낌을 주질 못했다. 그런 느낌적인 느낌과 다르게 득점과의 관계도는 데이터 상으로 높았다. 

 그래서 볼넷만 많이 고르는 1루수(수비가 쉬운 포지션이라 가장 강타자가 있는 자리) 수비 위주의 내야수 이런 식으로 가치 대비 시장가가 싼 선수들을 모았다. 그리고 빌리 빈의 신화가 시작되었다. 볼품없는 선수들로 모인 오클랜드가 플레이오프에 진출을 하기 시작하며 장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것이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mlb단장들이 이제 야구를 해보지도 않은 아이비리그 출신의 경제학 관련 전공자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야구 선수 출신 스카우터 출신의 선수 딱 보면 미래를 예측하던 사람들은 단장에서 쫓겨났다. 왜냐면 야구를 해보지도 않은 단장들이 훨씬 선수 보는 눈이 좋았던 것이다. 그리고 빌리빈은 어느 순간 이후로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왜냐하면 다들 자기가 뽑는 기준으로 선수를 영입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fa에서 가치 대비 싼 선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타자의 타구 속도 각도 스윙 궤적 투수의 투구 회전수 떨어지는 공의 높이 수비 시 타구가 잡힐 확률 대비 한 수비율 등 수많은 데이터들이 있다. 수비 평가가 많이 달라졌는데 전에는 현장에서는 느낌적인 느낌과 에러 갯수로 평가했다면 지금은 그 때보다는 훨씬 공정한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선수가 수비 범위가 넓어서 공을 다 쫓아가고도 놓치면 범위가 좁아 공에 도달하지도 못한 선수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면 지금은 아니다. 

 세상일들이 비슷한 점들이 많지만 주식투자의 역사와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도 외국인들에게 시장이 열리면서 저 per pbr 혁명이 일어나서 그런 주식들이 엄청나게 상승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좋은 주식을 헐 값에 내버려두었냐고 하겠지만 그 당시는 그런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본인도 그 당시 투자했으면 몰랐을 것이다. 

 2000~2010년도만 해도 밸류 주식에도 진주 같은 종목들이 많이 숨어 있었다. 오리온 조차도 per이 높지 않았다. 지금은 밸류 주식에는 대부분 그렇게 대접받을 만한 쭉정이 주식이 많다. 사이클에 의한 일시적 이익 상승 낮은 roe 아주 나쁜 지배구조등이 겸해 있어 쌀만 하니까 싼 주식이 대다수다. 

 당연히 그중에서도 오르는 주식은 많지만 다르게 생각하자면 다른 기준으로 골라도 오르는 주식은 많다. 밸류 기준으로 고르는 것의 수익 알파가 많이 감소한 것이다. 

 한 때 한국에서 유행하던 마법공식이란 퀀트 투자가 있다. 한국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고 책 나온 이후로 미국에서도 잘 안 됐다. 왜냐면 모두가 아는 정보는 (수치에 기반한) 알파를 주지 않는다. 또한 한국은 사이클 주식이 대부분이라 마법공식으로 주식을 매입하면 사이클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파는 상황이 된다.

 출루율로만 선수를 영입해도 성적이 잘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선수의 나이가 지금은 정말 중요하지만 한창 성적 잘 나오는 20대의 성적을 가지고 하락기에 들어선 30대에 거액의 fa계약을 안겨주던 때가 있었다. 그 시기를 현재는 비웃지만 우리도 그 한복판에 있었으면 빌리 빈 같은 선구자가 될 수 있었을까.

 저 per만 사도 수익이 잘 나던 시기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가 있었다. 

 모두가 아는 지식은 주식시장에서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사실 타인보다 높은 혜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의 판단력이 10이면 20 정도만 있으면 되고 타인이 100이면 200이 필요하다. 주식시장은 상대평가이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운율이 있다는 말이 있다. 주식시장의 심리 사이클은 늘 비슷하다. 흥분했다가 한 없이 비관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식 선정이나 저평가 종목을 골라내는 기준은 그 당시 시대상 사회 발전의 정도에 따른 산업 변화에 의해 바뀐다. 과거의 지표나 역사에 집착하면 주식시장에서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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