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사에 10년간 10배 이상의 주가상승을 보인 회사의 지표적 공통점을 찾으려고 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런 회사는 고 roe를 기록한 회사 일까. 믈론 10년 동안은 그랬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매수를 판단한 시점에는 아니었을 확률이 크다. 기사에는 10년 전 당시에는 재무제표 상 지표로는 어떤 공통점도 없었다고 했다.
아름다운 지표를 기록하다가 내가 매수한 시점부터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그게 우연일까. 그렇지 않다. 성공을 오랜 기간 거둔 회사는 그 성공으로 인해 오히려 역풍이 불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회사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삼성전자조차도 근래에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위기를 겪고 있다.
회사의 성장 수익성이 장기간 좋아서 위대한 회사로 추앙받다가 매수한 시점부터 흔들리는 것에는 크게 2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자본주의가 건강하기 때문인데 첫 번째로는 경쟁자의 진입이다. 고수익성을 기록한 산업에는 당연히 경쟁자가 진입하고 싶어 하고 해야 한다. 과거 지금의 2차 전지나 ai보다도 더욱 유망해 보였던 자동차산업(100년 전에는 그랬다)이나 독점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던 콜라음료 사업에서도 펩시의 진입으로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다. 아무리 고성장 산업이라도 많은 회사가 들어오면 회사 각각은 고성장기업이 되지 못한다. 2차 전지 산업도 작년에는 그보다 유망해 보일 수 없었지만 결과는 알 다시 피다.
두 번째로는 시장 크기의 한계이다. 성장하던 산업도 결국에는 도달하는 시장 크기의 한계가 있다. 코카콜라를 또 생각해 보자.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식당 마트에는 다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마시게 되는 순간 더 이상 성장하기는 어려워진다. 근래 20년간 경쟁이 심한 것도 아닌데 코카콜라의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은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한국에 ipo 하는 내수 기반의 소비재 기업 들도 그렇다. 한국 내수 시장은 작기 때문에 상장할 정도의 사이즈가 되려면 전국적으로 팔려야 가능하다. 상장하는 가격도 문제지만 상장 이후에 더 이상 성장할 공간이 없다. 교촌치킨을 한 달에 한번 정도 시켜 먹으면 되지 갑자기 5번 먹을 수 있을까. 회사는 그러고 싶고 외국 진출도 한다고 하지만 전부 다 쉽지는 않은 것이다.
쉬운 것은 전국에 모두 매장 생기기 전에 없던 지역에 체인점을 늘리기만 했던 시기가 쉬웠던 것이다. 대부분은 본인이 가진 장점을 이용할 수 있는 시장을 다 차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성장도 지체되고 때로는 뒷걸음질 치며 사업 다각화를 하게 내몰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쩌라는 것인가.
정답은 없고 이런 생각은 해 볼 수 있다.
과거의 재무제표는 버리고 회사가 파는 아이템 서비스를 선입견 없이 보는 것이다. 지금은 영업이익이 적자라도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기업 규모의 경제가 나오면 이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고성장 산업을 피하자. 고성장 산업은 필연적으로 모든 기업들이 몰려든다. 차라리 gdp성장 정도의 느린 성장을 하지만 몇몇 기업들만 플레이하는 산업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고성장 산업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기업을 고른다면 텐배거 도 우스운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내가 고른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될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기업이 될지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한 ai나 플랫폼 기업 같은 세계적으로 사업해야 되는 기업은 한국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언어의 문제도 있고 기업이 속한 나라의 국력 국방력이라는 것이 경제와 아주 밀접하다. 절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에 대한 관심이 적을 때 접근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관심이 많고 뜨거울 때 그냥 리서치만 해두는 것이다. 주가가 폭발적으로 오르고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다만 주가가 너무 오르면 내가 취할 수 있는 이득이 없을 뿐이다. 화무 십일홍이라고 몇 년 지나면 또 관심이 없어지는 시기가 온다. 그때까지도 기업의 경쟁력도 좋고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때 접근해 보는 것이다.
기사에 오르내리고 유튜브에서 떠드는 종목이라면 신규매수로는 접근해서는 안된다. 보유를 했다면 기다려 볼 수는 있다. 관심받자마자 팔아버리면 그 후의 큰 수익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익의 성장률이 꺾이는 시점까지는 기다려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재무제표의 숫자 공부로 시작해서 그것만 알면 수익이 매우 쉬운 것처럼 생각된다. 투자의 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숫자는 투자의 시작에 불과하지 나중에는 그에 대한 집착을 벗어나야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투자라는 것이 절대 쉽지가 않다. 이런저런 고려를 다하고 조심하다 보면 10배 오르는 종목을 눈앞에서 놓치는 경우도 많다.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고 인내심을 가진다면 남과의 비교에서 모두 이길 수는 없지만 시장 수익률이상의 성과를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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