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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대한 생각

반도체 사이클이 기대와는 다른 이유

by 인내심이 셋이면 부를 이룬다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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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반도체 사이클에 기대를 거는 주식 투자자들이 많았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석화 2차전지 철강 각종 소비재등 대다수 제조업이 중국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 반도체 만은 굳건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작년이 사이클 바닥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좋아질 것으로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어느 정도 맞았다. hbm이 주로 호황을 받기는 했지만 기존 범용 반도체들도 적자를 벗어날 만큼의 시세 상승은 있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시나리오대로 hbm에서 범용 반도체까지 호황에 이르는 과거와 비슷한 사이클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대다수 참여자들이 그렇게 기대했기 때문에 주가 또한 삼성전자가 8만 원 이상이 간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들어가는 hbm양산에 실패했다. 그리고 범용 반도체 가격이 하락 반전했다. 여기에는 놀랍게도 ddr4단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진입해서 대량생산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리고 늘 나오는 수요부진이 있다. pc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범용 수요는 언제쯤 좋아질지 예측이 어렵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업체의 d램 낸드 플래쉬 진입이다. 이것이 없었다면 삼성전자가 hbm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범용제품 공급 부족으로 범용에서 수익성이 크게 올라오며 호황을 맞았을 것이다. pc나 스마트폰 부진은 늘 나오던 말이고 앞으로도 갑자기 수요가 늘어날 일은 없다. 
 
 주식투자가 과거를 보면 쉬워 보이지만 절대 쉽지 않은 이유이다. 늘 비슷한 사이클은 30년 동안 반복했어도 이번에는 맞지 않을 수 있는 것이 투자이다. 거기에는 대부분 경쟁사의 진입이 가장 큰 문제이다. 반도체 사이클이라는 시나리오가 틀렸기 때문에 냉정한 투자자라면 지금이 손실이 얼마든 범용 반도체 호황 시나리오에 깃댄 투자자들은 손절하고 파는 것이 맞다. 삼성전자든 그에 기댄 소부장이든 마찬가지다. 실제 매도하기는 어렵다. 투자가 어려운 이유이다. 확실해 보이는 투자도 지나고 보면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대다수다. 
 
 문제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져서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지금 어려움을 겪는 롯데케미컬도 한 때 호남 석유화학 일 때는 사이클은 타지만 이익이 우상향 하던 기업이다. 2010년 대 중반까지만 해도 그랬다. 이익이 우상향 하면 주가가 폭락을 해도 마음은 편하다. 기다리면 반드시 오른다는 것을 나는 경험했고 결국 다 그렇게 되었다. 그런데 한국기업들의 이익이 우상향 하지 못하는 회사의 비율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유는 대부분 중국기업들에게 경쟁력을 압도당한 것이다. 시간을 두고 기다려도 내려간 주가에 맞추어서 실제 기업의 가치도 내려오기 때문에 보유해도 오르지 못한다. 
 
 중국 사람들은 9.9.6으로 일한다고 한다. 오전 9시에서 9시 주 6일 일하는 것을 말한다. 제조업에서는 이것을 당해낼 수가 없다. 제조업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일본으로 거기서 중국으로 흐르게 되는 당연한 이치이다. 제조업을 잘하게 되면 소득이 늘고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당연히 복지 근로시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다. 한국사람에게 저런 노동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 그런 시대적 흐름은 옳고 그르고를 떠나 당연한 것이고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듯 자연스러운 것이다. 문제는 저렇게 일하는 중국을 제조업에서는 당해낼 수 없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이다. 
 
 중국과 경쟁을 하는 제조업은 지속적으로 후퇴할 것이다. 그것이 한국 기업의 대다수인게 문제인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부정해도 현실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내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견으로는 수익률 기대감은 낮추어야 한다. 그러나 밸류가 이미 불황의 밑바닥 수준까지 이미 반영돼있고 중국이 아직 첨단 반도체까지는 따로 오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에 손실은 어느 정도 줄인 상태로 매도는 가능하다고 본다. 상황은 올해 보듯이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더 이상 나빠질 것은 몇 년 사이에는 없다고 본다. 그 후에는 선단공정까지 중국이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도 훨씬 악화 가능하다. 가능하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확률적으로 보아야 한다. 
 
 바이오, 식품, 엔터, 방산, 금융 등 중국이 접근하기 어려운 산업 만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지만 이미 시장참여자들이 똑같이 생각하기 때문에 밸류가 높아서 매수가 어렵다. 역시 투자는 항상 어렵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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